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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인 팬활동, 2008년에 <엑스파일>을 돌아보며 |
정성들여 만드는 퍼즐
<엑스파일>이 1993년 첫 선을 보였을 때, 리차드 도킨스는 의사과학을 조장한다고 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엑스파일>은 9년간이나 방송되었고 외계인 괴물 운운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으로서 그 파급력을 자랑했다. <엑스파일>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새천년의 시작이었다. 인터넷을 통한 팬활동의 시초였고, 결집한 팬이 시리즈에 감놔라 배놔라를 대놓고 하는 풍토의 시작이었으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시청자가 알아서 내용을 큰 줄거리와 각 편으로 나누어 보게 된 계기의 시작이었다. 한국에서 1994년 방송되어 2002년 종영한 <엑스파일>은 현재까지도 인터넷에서 ‘미드’(미국 드라마의 준말. 여기서 파생되어 외국 드라마 시리즈를 대표하는 용어로 쓰는 경우도 있음)의 ‘본좌’(1.인터넷 게시판에서 ‘~했소’체를 썼을 당시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 용어 2.뛰어난 사람/작품 등 다른 것보다 돋보이는 주체)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 <엑스파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2008년 여름 예정으로 <엑스파일>의 극장판 2편이 예정중이기 때문이 아니라, <엑스파일>이 10여년에 걸쳐 만들어온 흐름이 아직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시리즈는 여러 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형식이다. 다음 편을 담보하는 특성 때문에 한 편안에서 이야기가 완료되더라도 완전히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운을 남기는 법이다. 그것이 명료하지 않은 서브텍스트이던 다음 편을 봐야 알 수 있는 명확한 텍스트이건 여러 편을 봐야 하나의 큰 그림을 깨닫는 시리즈의 특성은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퍼즐과도 같다. 시리즈 시청이란 다음 편으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 동참하는 행위이다. 영미권에서 한 시리즈가 끝나면 시청자들이 ‘joyride’라는 표현을 쓰고, 한국에서는 시청중인 행위를 ’달린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온라인 시대의 시청자는 더욱더 적극적이 되어 팬이 되었고, 결집하여 팬활동을 왕성하게 벌였다. 마치 종교활동과도 같은 열광, 그리고 순수한 즐거움이 만나 팬활동의 세상을 다시금 열었다.
권위와 진실
‘미드의 본좌’ <엑스파일>을 가장 <엑스파일>답게 만든 것은 내용의 특이성이다. 외계인과 돌연변이가 은폐되었을 뿐 우리 옆에 존재한다는 소재의 특이성만큼이나, <엑스파일>을 둘러싼 모든 배경은 1990년대의 분위기에서 돋보였다. 명확하게 현실과 공상을 갈라놓던 관행과 달리 허무맹랑함이 현실에 발을 걸친 <엑스파일>의 내용은 유사과학의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과학자들은 맹신과 비과학적인 태도에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엑스파일>을 ‘달리다’보면 그 내용이 과학과 의사과학 사이에서 미묘한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수가 믿는다고 해서 옳은 것이 아니며, 권위있는 자들이 주장한다해서 옳은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얼핏 보기에는 권위있는 과학자들에게 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정부와 숨은 권력자들의 음모라는 내용과 만나는 순간, 이것은 정반대로 작동한다. 의사과학적인 내용이 진실이며 은폐되었다는 이야기는 사실 거짓을 권위로 포장하여 진실로 조작하는 현실의 모습을 거울처럼 뒤집어 비춘다. 언론을 통해 유포되는 공식보도와 정부의 공식발표, 종교계의 정본의 권위가 진짜 권위인 것이냐고 질문하는 것이다.
<엑스파일>은 이 속성으로 인해 귄위가 소용없는 시대, 불신을 제기할 수 있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급상승했다. TV 시리즈가 폭탄과도 같이 사고의 틀을 움직일 수 있는가? <엑스파일>은 그것을 실현했다. 인터넷의 하이퍼링크 속성은 각 개인이 서로 연결되어 자율적인 결정과 합의를 하고 행동을 하는 집합지성의 여건을 마련했다. 동호회나 모임 내부만이 아니라 각 동호회끼리의 연대활동을 통해 동일취향의 사람들은 자의적으로 역할분담을 하고 스스로 모임을 굴리는 체험을 했다. 티셔츠, 열쇠고리, 전화카드 공동구매부터 컨벤션 행사에 이르기까지, 일의 규모보다도 특별한 위계질서가 없는 자기조직적인 체계로 성과물을 얻었다는 것이 팬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팬들이 알아서 시리즈의 형태와 시즌제도를 몸으로 익히다
<엑스파일>을 비롯해서 시리즈를 ‘달리게’하는 원동력을 살펴보자면 내용만큼이나 그 형식도 중요하다. <엑스파일>이 방송되는 동안 주인공 멀더와 스컬리는 ‘마치 한국사람같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한국 사람들과 같이 살아왔다. 하지만 8년동안 늘 방송만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1994~1995, 1996~1997, 1999, 2001~2002). 휴지기-방송기를 반복했는데, 휴지기 동안 동호회는 해체되지 않았고 자기내부의 의견교환 등을 통해 추적정보량을 늘렸다. 전체 시리즈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엑스파일>의 팬들은 에피소드의 형태와 편성전략을 깨달았다.
한 편과 다음 편의 관계에 따라 시리즈는 여러 양태를 보인다. ‘다음 편에 계속’인 연속극, 한 편으로 내용은 마무리되지만 같은 설정이 반복되는 설정극(시추에이션)이 가장 큰 분류법이다.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설정극이 진화한다. 한 편 안에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다중플롯이 더 복잡해짐과 동시에, 시리즈 전체에 걸쳐 큰 그림을 이루면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생겨났다. <프렌즈>의 로스와 레이첼이 벌이는 밀고당기기,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가 굼벵이보다도 느리게 진행하는 감정진행과 식민지계획의 음모, <과학수사대 CSI>의 그리섬과 사라가 남들 모르게 꿍쳐둔 애정사는 설정극이 단순 반복이 아니라 진행과정이 있는 상태에서 반복-변화를 추구함을 보여주었다.
<엑스파일>은 이 중에서 설정극이지만 시리즈 전체에 걸친 이야기가 존재하는 유형으로, 3-4년이 흐르자 시청자들은 여러 편이 설정에 따라 개별로 진행되는 와중에 큰 줄거리가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형태(줄여서 ‘연속성 설정극’이라고 부르기로 한다)를 알게 되었다. 괴물, 돌연변이, 초자연현상 등은 개별로 벌어지지만 외계인을 둘러싼 정부의 음모 이야기는 예전 편을 알고 있어야 이해할 수 있었다.
더불어 시청자들은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휴지기-방송기를 반복하는 것이 한국방송 KBS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 및 공급자인 폭스TV의 정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시즌’의 개념이었다. 현재 ‘시즌’이라는 말은 마치 ‘버전 2.0’이나 ‘업데이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활용되는데, 적어도 미국 TV 방송과 편성개념에서 시즌제도는 시리즈를 쉬었다가 준비하고 다시 방송하는 주기를 계절에 비유한 용어이다. 근래는 계약에 따라 철저한 순환구조를 보이는 미국식 시즌제도가 유명하다. 하지만 영국의 <닥터 후>나 한국의 <조선왕조 500년> 역시 기간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을 뿐 제작여건이 되었을 때 다시 재개하는 제작/편성형태로 보아 시즌제라고 볼 수 있다.
근래 ‘시즌드라마’라는 용어를 써서 시즌제도와 시리즈의 형태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둘은 별개의 개념이다. 형태상 연속성 설정극인 <엑스파일>과 <과학수사대 CSI>으로 인해 시즌제도를 익히다보니 혼동된 것이고, 이는 1990년대 당시 시청층이 2000년대에 문화계에 본격적으로 유입되었음을 암시한다. 1990년대 이후 2-3년 이상을 버티는 한국 드라마 시리즈가 급감하면서 1990년대의 젊은 세대는 이미 존재하던 시즌개념과 에피소드간의 관계형성을 미국 드라마에서 배운 것이다.
팬의 활약
<엑스파일>은 국내에서 TV시리즈관련 PC통신 소모임/동호회 1호이다.(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유니텔, 네츠고 등)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PC통신 및 인터넷을 위시한 온라인과 TV 시리즈가 만나자 시청층의 제반 여건이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1980년대 외화 시리즈와 1990년대 외화 시리즈를 갈라놓았다. 1980년대의 , <남과 북>, <뿌리> 등 대작 미니시리즈와 <에어울프>, <전격 Z작전>, <맥가이버> 등의 시리즈는 다양한 시청층에 걸쳐 인기가 있었지만 대중문화에서 아이콘화되거나(맥가이버 제외) 시청자가 돋보이는 일은 적었다. 어떻게 보면 시청자의 힘은 1990년대보다 더욱 막강했는데, 의 다음편이 궁금하다고 시청자들이 전화 항의를 해서 그 주 안으로 전편을 긴급편성하게 만든 경우는 이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1990년대가 되자 시청자 층에서 팬, 그 중에서도 광적일 정도로 활동하는 ‘마니아’의 개념이 생겨났다. 시청자 층에서 온라인을 이용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대거 등장하고, 무엇보다도 연계하고 결집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인터넷 시대의 ‘팬질’ 혹은 팬활동은 집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행동이 취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유형을 보여주었다. 연계와 결집성은 시리즈 감상을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냈다. 적극적인 팬은 시리즈를 둘러싼 모든 것을 향유하면서 사고한다. 시리즈의 내용에 빠져들거나, 뼈대를 분석하거나, 의미를 파헤친다. 이것은 개개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 올라가서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이 덧붙여지며 의미가 더 확장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집합적인 의견이 형성되었고, 시리즈의 경향이나 규칙, 관련지식, 오류 등을 발견하게 되었다. <엑스파일> 초기에 활동한 ‘사색가(Thinker)'의 피드백은 팬 사이에 전설로 통한다. 사색가는 시즌 1 당시 매 에피소드마다 자연과학 자문 형식으로 리뷰를 올렸으며, 전문지식을 덧붙인 해설에 팬의 화답은 열화와 같았고 제작진도 놀랄 정도였다. 그러나 시즌 2즈음 사색가는 시리즈에 흥미를 잃고 사라져 사색가의 정체는 말 그대로 ’X파일‘로 남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거나 그 뒤를 이어 등장한 리뷰는 주로 인문과학적인 분석이었다. 사라 스티겔, 언바운드 I의 심도깊은 리뷰, 신시아 슈미트, 로라 카포졸라의 코믹리뷰가 대표적이었고 한국에서도 에이프릴 풀 등 <엑스파일>을 분석하는 텍스트로 바라보는 작업이 이어졌다.
팬이 그룹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영역분담이 생겼는데, 크게 나누자면 리뷰, 최신소식, 팬픽션을 들 수 있다. 미국 경우 최신소식을 전담하는 팬 중에 제작자나 기타 관련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제작자의 성향에 따라 더 긴밀해지기도 했다. 1960년대의 <스타트렉>이 대표주자였으며, 이 전통은 <엑스파일>과 <버피와 뱀파이어>에서 인터넷으로 기반으로 더 확장되었다. 주로 작가가 제작자를 전담하는 특성상, 제작자는 시청자의 이름이나 통신아이디를 작품에 끼워넣는 것부터 작품분석이나 추론에 반응하고 의견교환에 거부감이 없었다. 이른바 ‘미드’의 광풍 근원에는 작품의 수용자(이 경우는 시청자)를 이해하는 제작자가 있었다. 1990년대의 TV 시리즈가 이전과 달라진 단초는 분명히 온라인 문화와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제작자의 등장이었다. 제작자와 시청자의 연대감은 시리즈를 더 조밀하게 만들고 이 둘은 감정적인 유대를 맺었다. 이것이 긍정적일 때는 컨벤션과 헌신도 높은 시청층, 관련상품 구매로 보답이 돌아왔지만 이것이 부정적일 때는 온라인에서 제작자와 시청자가 한 판 붙는 파국이나 악플보다도 무섭다는 무관심으로 끝나기도 했다. 온라인 시대의 시청행위는 허구 작품의 인물과 동감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허구를 만든 제작자와의 감정적인 연대감까지 끌어냈다.
팬활동과 종교활동?
1970년대의 ‘컬트 영화’ 개념이 1990년대 TV로 유입되며 ‘컬트 드라마’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그 대표주자는 <엑스파일>이었다. 종교용어를 결집된 소수의 팬활동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팬활동과 종교활동은 여러 모로 비슷하다. 종교는 초자연적인 대상을 강렬히 사랑하며 그 초자연적인 대상이 발현한 아이콘을 존경하며 감정의 고양상태를 유지한다. 다만 팬활동은 그 대상(스타, 작품, 인물, 제작진)이 자연 속에 존재한다. 감정이 지나치면 광신이 되는 것, 한 대상에 애정을 보이고 삶의 구심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도 둘은 비슷하다. 좋아하는 것에 이유를 달 수는 있지만 이유보다는 좋아하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교활동은 은유적인 차원에서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자체가 되는 것이 다르지만 팬활동도 때로 이러한 경험을 동반한다. 자신이 특정 작품이나 대상을 봐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없을 때 내 삶이 없을 것 같은, 주객이 전도된 경험을 선사한다. 팬에게 팬활동의 대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 되는데, 제어하는 정도와 이성에 따라 그 틀은 은유법이나 하나의 관점이 될 수도 있고, 세상을 재단하는 규범이 되기도 한다.
<엑스파일> 방송 초기에 (지금도 가끔은) 팬들이 반드시 받았던 질문은 ‘외계인을 믿느냐’였다. 만일 <엑스파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외계인을 믿지 않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 뜻밖이라는 평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교리가 진실임을 받아들여야 종교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 역시 팬활동과 종교가 서로 유사함을 시사하는 현상이다. 기대와는 달리 팬일수록 최신소식이나 뒷이야기 등 관련 상세정보를 알기에 허구와 허구를 구성하는 틀을 구분할 줄 안다. 신봉론자 멀더 이름이 ‘살인(murder)'과 비슷하고 회의론자 스컬리 이름이 ’두뇌(skull)'와 비슷한 것은 우연이다. 멀더는 제작자 어머니의 결혼전 성씨고 스컬리는 유명 야구해설자 이름에서 가져왔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종교의 경전도 마찬가지여서,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이며 있는 그대로의 진실은 아니다. 경전에 진리가 있을지라도 진리를 파악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 그렇기에 읽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심지어는 그 진리 자체에 대해 회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태도는 의외로 외계인 신봉자인 멀더가 잘 하는 행동으로, 멀더는 끊임없이 자기 검증을 하고자한다. 멀더는 스컬리가 자기 의견에 동의하면 오히려 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멀더 자신이 진실탐구를 하는 길을 자성한다는 뜻이다. <엑스파일>은 멀더와 스컬리의 갈등을 통해 과학으로 밝혀내지 못한 것과 과학적이지 않은 것을 구별하며 모든 것을 의심한 후에 나온 결론이라고 해서 옳다고 하지 않는다. 극장판의 멀더는 스컬리의 과학이 짜증나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자신이 정직해졌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들이 멀더같은 남자를 얼러주는 스컬리를 장하게 여겼을 것이다. 걷어차고 싶은 등짝과 부비고 싶은 더벅머리의 소유자 멀더는 단순히 기존지식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믿음과 부합하는 증거에 대해서 자성하고 검증할 줄을 안다. <엑스파일>의 세계관은 근본적으로 ‘외계인이 있다’가 아니라 ‘외계인을 은폐하는 이야기처럼 실제 세계는 조작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팬활동과 종교는 참여하는 조건이 경험만 있으면 된다는 점에서, 그 참여성의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유사하다. 한 번의 참여/시청만으로도 신자/팬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번 참여/시청했지만 관성에 따른 것인지 정말 달린 것인지 불확실하기도 하다. 차이점이라면 그 경험을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강요할 수 있다/없다 정도일 것이다.
팬활동과 종교활동의 차이점은 특성의 차이보다는 정도의 차이인 경우가 많다. 팬활동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의 오류가 있다면 단지 오류로 이해하거나 무시하며 그 오류 자체를 굳이 수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종교 경우 내부 오류는 종교 자체를 위협하는 악이며 불경함과 동일시된다. 스타 팬클럽이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심각한 사회적인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이를 정당화한다면 팬클럽이 아니라 ‘사이비 종교’라는 놀림을 받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팬활동은 탈퇴가 자유롭고 구성원의 기본권리라는 점에서 종교보다 자유롭다.
팬활동의 반이 애정이라면, 반은 기대심리이다. 지적판단으로 구성되는 논증은 아니고 철저히 정서반응이 우선하여 구성된 예측, 즉 기대가 팬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그런데, 그 기대감은 양면성을 띈다. 다수가 요구한다고해서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받지는 않지만 요구 불응시 화를 내고 원망할 여지는 남아있다. 팬활동의 대상은 소중하지만 무소불위의 권위를 보장받지는 않고 오류가 존재할 수도 있다. 정서반응으로만 규정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다면 당연히 지적판단을 끌고 오고, 그 결과상 오류가 밝혀진다면 사회적인 윤리와 이성의 결과로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늘 합리적으로 귀결되지는 않고, 일반적으로 비합리적인 경우가 더 알려져 있다. 인기인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혹은 그 반대로 범죄인이 인기인이 되었을 때) 팬이 범죄를 정당화하거나 피해자를 모독하는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팬활동이 정서반응에 기반하는 부작용을 보여준다. 정서반응이 우선하는 집단이 권위적인 형태로 전이되었을 때는 불합리 자체가 된다. 수많은 종교단체는 섣부르게 확정적으로 규정하다가 (가령 교주의 비리나 지구멸망의 날짜같은) 오류로 밝혀지면 교주나 신을 원망하지 않고 그 뜻을 따른다. 구성원에게 대상을 원망할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팬활동은 최소한 원망하고 떠나버릴 수 있는 문을 열어두고 있다. 귀찮으면, 떠나면 된다. 이것을 막아버린다면 그것은 이미 광신의 단계라고 봐야 한다.
현대에 와서도 종교는 여전히 ‘나쁘게 말해서는 안된다. 왜 그런가? 그것은 나쁜 행동이니까’라는 자기형용의 고리를 인정받는데 그 자체가 하나의 권위이다. 하지만 팬활동에는 이런 권위가 없다. 자신이 좋은 것과 남도 좋아야하는 이유 사이의 관련이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지나친 옹호와 정당화를 당연시하는 팬을 낮춰 불러 ‘빠’라고 부르는데, ‘빠’와 광신도는 좋아하는 대상을 증오의 핑계로 삼는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이것이 팬활동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물론 팬클럽끼리의 분쟁은 있지만) 종교라는 권위의 이름을 달았을 때는 엄청난 갈등을 야기한다. 종교만큼이나 팬활동 역시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지침이 되지만 그 대상을 초자연적인 힘이 있거나 권위가 있다고 간주하지 않는다. 특정인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시리즈나 가수 등이 초자연적인 힘이 있거나 초인이라고 한다면 마니아를 넘어 하얀집에 보내야 한다고 말하지 종교를 창시하라고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팬은 정서적인 연대집단이지만 최소한의 이성의 지배를 받는 지표일 수도 있다.
산타클로스, 부활절 토끼, 러셀의 찻주전자, 종교
오래 지속되는 시리즈일수록 우연찮게도 종교와 유사성을 보여준다. 미국 드라마에는 창안자(creator)라는 개념이 있는데, 드라마 시리즈가 하나의 세계를 형성함과 함께 이 창안자는 ‘한 세계의 생성 이전에 존재하며, 그 세계를 창조했으며, 그 세계에 현현하며, 인격이 있다’라는 점에서 인격신과 매우 유사하다. 심지어 자신의 뜻을 설파하는 분신과도 같은 주인공을 내놓는다. 이쯤 되면 창조자-뜻-아들신이 떠오른다. 또한 시리즈가 더 진행되면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마치 하나의 신이 각 때와 장소, 역할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현시하는 다신의 개념과도 유사하다. 특정 지역에서 시작한 종교가 확산되면서 자기모순적인 교리내용이 늘어나는 것처럼 허구 작품이 만들어낸 세계는 초중반에는 사실적이고 견고할지라도 지속될수록 과거 에피소드와 상충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비현실-허구임을 드러낸다.
동시에 차이점은 명백하다. 팬은 <엑스파일>이 허구라는 것을 명백히 인지하며, 창조자에게 사랑을 주기는 해도 그의 말씀에 모든 것을 헌신하지는 않는다. <엑스파일>의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나 머그잔에 돈을 낼 수는 있어도 창안자에게 기부를 하는 일은 없다. <엑스파일>의 속뜻을 끌어내는 것은 <엑스파일>이 말하는 2012년 외계인의 지구 침공 운운이 진짜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엑스파일>의 내용이 어떤 것의 알레고리인가(제작자의 입장), 아니면 무엇을 뜻하는 알레고리가 되었는가(시청자의 입장)를 이해하는 것이다.
<엑스파일>은 기실 깜짝깜짝 놀랄 만큼 서구사회의 기본 틀인 기독교관을 (부정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에서 볼 때가 많다. 종교가 이성을 초월한 믿음이라면, 객관성은 없다. 멀더는 철저히 이 사고관에 입각해서 사고하는 인물로서, 종교의 기적같은 비이성적인 면에 대해서는 가차없을 정도로 냉소를 보낸다. ‘외계인의 존재를 밝히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는 스컬리의 말에 ‘산타클로스나 부활절 토끼라고 하지 그러냐’로 시작해서 결국 스컬리한테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면 내 태도를 바꾸겠다’라는 말을 끌어내고야마는 ‘걷어차고싶은등짝’ [http]멀더의 지적은 신랄하다. 러셀의 찻주전자나 날아다니는 비행 스파게티에 필적하는 말인데, 산타클로스나 부활절 토끼를 어렸을 때 믿는 것은 상관없지만 어른이 되어서 산타클로스나 부활절 토끼를 진실로 믿고 그것을 남에게 강요한다면 그것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이다. 이에 반응하는 스컬리의 역할도 동시에 중요하다. 천주교 신자인 스컬리가 멀더를 이끌 수 있는 올바른 과학자인 것은 종교인이라서가 아니라 바로 대상의 얼개를 인식하는 것과 대상을 믿는 것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활절 토끼 운운에 스컬리가 당장 의자를 집어들고 멀더한테 던지지 않은 이유는 안식으로서의 종교와 진리로서의 과학을 분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http]창세기의 비밀/여섯번째 대멸종’(시즌 5, 6)에서 말하는 생명의 기원은 창조론이 아닌 진화론이며 이 해설을 스컬리가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엑스파일> 세계 속의 스컬리의 입지는 단지 반박이 아니라 과학과 이성을 통한 검증임을 알 수 있다.
도겟과 레이어스 체제의 에피소드 ‘[http]지옥특급’(시즌 9)은 우리나라 방송당시 윤회를 오독했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 에피소드가 날카롭게 찌른 것은 기독교 사고관의 중요 사상인 ‘[http]회개’ 이다. 엽기적인 연쇄살인이 매 생에 걸쳐 무한반복되는 수렁에 빠져버리고, 상황을 수습하려는 레이어스의 노력은 늘 무력화된다. 이는 레이어스가 제대로 전생을 기억을 못해서도 아니고, 가해자들이 건성으로 참회하기 때문도 아니다. 오히려 가해자들은 제대로 생각나지 않는 과거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모두가 죄를 용서받고 구원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범인은 자신이 열외된 상태의 속죄와 보속이기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과연 당사자가 없는 회개와 지나치게 늦어버린 회개가 정말로 의미가 있는가? 개신교회 모임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에피소드는 윤회를 이용해 부활과 보속에 의문을 던진다.
정본과 이본
리뷰, 최신소식과 더불어 가장 왕성한 활약을 보인 것은 팬픽션이다. 한국에서 팬픽션이라고 하면 동성애 소설과 같이 취급되지만 팬픽션은 말 그대로 팬이 작성한 픽션, 팬활동의 대상을 응용하여 지은 모든 작품을 포괄한다. 대상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대로 조립하는 행동이다. 시리즈 팬픽션 경우 형식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데, <엑스파일>이나 <과학수사대 CSI>, <버피와 뱀파이어>같은 연속성 설정극은 팬픽션이 번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큰 줄거리에만 맞다면 어떤 이야기든지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형태상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팬들은 자신이 해당 시리즈의 작가팀원이 된 듯이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리즈의 규칙에만 맞으면 큰 줄거리와도 상관없는 팬픽션이 등장한다.
팬픽션은 선호대상의 응용단계라는 점에서 팬활동의 꽃이라고 부르기에 무리가 없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종교와 유사한 형국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바로 정본(캐논, cannon)과 이본(아포크리파, apocrypha)이다. 허구의 작품으로 약간 한정을 해서 보자면 원 작품은 정본, 비평은 해석본, 팬픽션은 이본(제 2 경전, 위경)이다. 실제 영미권 팬픽션 계에서는 팬픽션의 대상인 원 작품을 캐논이라고 지칭한다.
이본도 두 분류로 나뉘는데, 시리즈의 큰 흐름에 끼워넣어도 지장이 없는 경우가 있고 시리즈 안에 넣으면 내용상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후자는 이본 중에서도 완벽한 이본으로서 형식과 공식만을 빌려올 뿐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만든다. 이야기 속에서 연인이 아닌 인물들을 연인으로 맺어주거나, 거대한 사건을 만들어 인물들을 몽땅 죽이거나 등등, 무한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성별을 떠나 있지도 않은 인물간 로맨스를 만드는 경우가 대다수이다보니 오해를 사기 쉽지만 팬픽션은 대상의 특징을 인지하는 팬활동의 정수이다. 그리고 다행히 팬픽션은 실제 제작자가 누구인가 혹은 저작권자가 제작을 했는가 등의 분명한 기준이 있어 본편(<엑스파일> TV 시리즈, 극장판 두 편)과 이본의 구별이 명확하다. 사실 이본의 가치는 정본의 뜻을 따르기는 하지만 포함될 수 없는 것을 추구하는데 있다.
‘[http]할리우드에 간 X파일’(시 즌 7)은 본의든 아니든 정경과 외경의 이야기를 다룬다. 추기경에 대항해 외경을 조작하다가 자기가 예수가 되었다고 기뻐하는 남자의 이야기와 할리우드라는 세계에서 멀더와 스컬리의 이미지/관념이 조작되는 이야기의 병행을 통해 실체와 구현체의 갈등과 그에 따른 무상함을 말한다. 예수처럼 생각하고 위경을 조작하다가 자신이 예수임을 깨달았다는 주장은 의미심장한데, 이 에피소드의 각본 겸 연출이 바로 멀더 역의 데이비드 두코브니이기 때문이다. 스컬리 역의 성우 서혜정이 말한 바와 같이 배우는 한 인물에 몰입하고 나면 다음을 위해서 그 인물을 비워내야한다. 허구는 허구일 뿐 동일시가 지속되면 다른 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두코브니 자신을 멀더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난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팬픽션은 철저히 이본임을 인지함으로서 허구를 현실과 혼동하지 않는다.
종교에서 정본과 이본의 관계는 진위여부보다 정본을 규정하는 권력싸움의 문제이다. 팬활동에서 수반하는 팬픽션은 권력관계와 관련이 전혀 없이 원전을 응용하는 즐거움을 추구한다. 만일 기독교 경전의 제 2경전이나 묵시록, 유다복음 등을 팬픽션의 관점으로 보면 어떻게 될까? 기독경의 각 사본의 세부사항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예수 팬픽션’이 들어갔기 때문은 아닐까? 혹시 공의회에서 결정된 정본과 이본이 사실 섞였거나 뒤바뀌었던 것은 아닐까? 이 자체가 불경한 생각이라는 것을 떠나, 팬픽션은 더 큰 것을 가르쳐준다. 열망과 실제를 분리하고 상황을 뒤집어서 바라보는 것이다. 불경함은 시각을 달리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팬심’의 발로
<엑스파일>은 TV를 통해 시리즈가 영향을 미치는 시기의 끝이기도 하다. 자의적으로 모인 팬들이 집합성, 팬활동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었으며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제작자와 만날 때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지도 보여주었다. 컬트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팬활동이 지나칠 때, 즉 광기와 맹신에 휘말릴 때는 ‘사이비 종교’가 됨을 알려준다. 광신도의 목적은 자신들의 주장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고 사고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팬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팬활동의 대상을 세상에 적용할 수 있다해서 그 대상을 만능열쇠로 취급하지 않으며, 단지 사랑할 뿐 남이 관심없다고해서 미워하지 않는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내가 2008년 벽두에 ‘남자가 사고치면 여자가 가서 구해주는 드라마’로 한줄요약이 가능한 드라마 시리즈<엑스파일>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엑스파일>이 제시한 하나의 시각의 가치를 다시 되새겨볼 수 있을 만큼 시간이 흘렀고, <엑스파일>을 달리던 당시 팬이 배운 것을 적용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반 농담삼아 말하자면, 왜 멀더 역의 성우가 <엑스파일>이 방송될 당시가 아니라 지금에 와서 CF의 해설을 석권하는가? 왜 시즌제도의 개념이 지금에 와서야 활성화되는 것일까? 왜 비리를 폭로한 문건을 ‘X파일’이라 지칭하는가? <엑스파일>은 오락 안에서 세상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 세상의 틀을 넘어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시각을 스스로 깨치게 해 주었다. 인식의 유연한 전환을 가르쳐주는 것은 학교만이 아니었고 동호회라는 이름의 자율조직 안에서도 일어날 수 있었다. 그것은 <엑스파일>만을 넘어 모든 팬활동으로 확산되었다. 약간 민망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2008년에 시리즈 종영 5년과 극장판 상영 10년만에 두 번째 <엑스파일> 극장판이 나온다는 소식에 2008년 벽두에 지난 10여년과 세기말을 뒤돌아본 것이 사실이다. 어이가 없건 동감하건, 다들 똑같은 말을 할 것이다. 팬심(Fan心)이란 이런 것이구나.
어디 냈다가 똑 떨어진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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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누가 클까요 |
엑스파일에는 키가 큰 사람이 많이 나옵니다. 과연 누가누가 클까요?
미미 로저스 5' 8½" (1.74 m)
아나베스 기쉬 5' 8" (1.73 m)
멜린다 맥그로우 5' 7" (1.70 m)
로리 홀덴 5' 6" (1.68 m)
질리안 앤더슨 5' 3" (1.60 m)
한끗발 차이로 파울리양이 이겼습니다.
그러면 남자들은?
아담 볼드윈 6' 4" (1.93 m)
브라이언 톰슨 6' 3" (1.91 m)
윌리엄 데이비스 6' 2½" (1.89 m)
스티븐 윌리엄스 6' 2" (1.88 m)
미치 필레지 6' 1½" (1.87 m), 존 네빌 6' 1½" (1.87 m)
니콜라스 리 6' 1" (1.85 m)
데이빗 두코브니 6' 0½" (1.84 m)
크리스 오웬스 6' (1.83 m)
로버트 패트릭 5' 11½" (1.82 m)
케리 엘위스 5' 11" (1.80 m)
허걱 -_-;; 수퍼군인이 외계인 처단자보다 더 세군요. 그나저나 도겟이 182cm라니... 믿을 수 없어요!
도겟이 가엾다면 닫기
이 장면 때문이겠지요~ (둘이 11cm 차이)
(근데 왜 9cm 차이나는 도겟하고 레이어스하고 세워놓으면 둘이 비슷해보이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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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재미있다] 겹치기 - 4X23, 8X08 제이 아코본 |
이 아저씨는 확실히 야리기 표정이 멋지다! 커티스 형사가 결코 밉지 않았다. (외려 멀더를 한 대 꿀밤주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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